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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2. 22. 21:17 자작소설
'처음부터 잘 될리가 없잖아'

술자리에서 소주잔을 부딪히면서 말을 한다. 평소에 술을 많이 마시는 성격도 아니다. 내 주위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술로 자신의 가슴속 답답함을 풀곤 한다. 직장인들이 이 시간대에 대부분 퇴근길에 들려서 술잔을 손에 쥐듯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그런것은 아니겠지. 나도 그중 하나다.

부모의 무지막지한 술버릇에 질려버러니 것이 가장 큰 이유일지도 모른다. 이른바 트라우마라고 하던가. 인생의 격렬한 흐름을 견디지 못해서 파도들에 두들겨 맞다가 암초에 부딧혀 어느샌가 폐허가 되어버린 채로 바닷가 절벽아래의 바위들 위에 쳐박힌 폐선처럼, 우리 부모도 그런 것일 것이다. 그리고 다들 내뱉듯이 무언가를 붙잡고 이야기 하겠지. 네 탓이라고.

다들 처음엔 조용하고 푸른 하늘, 푸른 빛의 바다를 순풍을 받으며 나아가길 바라는 법이다. 하지만 모두에게 동일한 결과를 주는 것은 불공평하다. 공평을 바라는 것은 공평하지 못한 생각이기 때문이다. 혼돈에서 질서를 바라는 것은 그것 또한 혼돈이다. 결국 질서만은 없는 것이 질서인 것이다.

난 누군가를 탓하고 싶지 않다. 그런걸 탓해봤자, 무언가 나아질리가 없잖아. 그런 탄을 한다고 나아질 인생이었다면, 벌써 지금쯤이면 인생의 실크로드를 달리고 있지 않았을까. 그렇다고 해서 '모두 그냥 될대로 된거야' 라고 하면서 그저 인생에 순종할 생각도 없긴 하지만서도. 그런 순종도 마음에 안든다.

여느때처럼 대체 뭐하는 건지 모르면서 멍하니 일어나서 기계처럼 밥을 먹고, 놀다가, 밤엔 부모의 술주정을 받아야 하는 인생의 의미를 대체 어디서 찾아야할까. 사실 나란 녀석도 이렇게 챗바퀴에서 뒤쳐나올 용기가 없는데, 다른 이에게 용기라는 것을 바라는 것은 바보같은 짓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난 내 주위의 환경에 변화를 가져오는 것을 그만두었다.그러면서도 자신은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류겠지.

심연의 밤이 찾아오면, 아침이 보고 싶다. 하지만.. 빛은 너무 눈부셔. 눈부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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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별빛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