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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2. 23. 02:39 자작소설

 바람이 많이 부는 언덕은 좀 위험하다. 특히 안개 낀 날은 말이다. 조심해서 걷지 않으면 어느새 자기도 모르게 절벽 끝에 발을 디뎌 낭떠러지로 떨어질 수 있으니까. 주위에서 나에게 하는 말은 뻔하다. 조심하라고. 하지만 난 오히려 이런걸 즐기곤 한다. 왜냐면 현실은 너무 뻔하거든. 안개로 가려져 있지 않고 너무 멀리까지 잘 보여서 순식간에 자신의 갈길이 정해져버리고 만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 길을 걸어버려서 어느새 뒤로 돌아갈 수 없는... 그런게 현실이다. 난 그래서 오히려 안개낀 날씨가 더욱 친숙하다.

 

"..."

 저 멀리서 누군가가 날 부른다. 부르면서 이런 생각을 하곤 하겠지. 이런날씨에 저런데에 올라가서 사람 귀찮게 한다고.. 쳇. 그럼 안 찾으면 될 꺼 아냐?

 

"알았어. 지금 간다고."

 난 손을 모아서 입가에 작게 모아서 그쪽을 향해 외쳤다. 아래에서는 잘 안들리는듯 재차 이쪽으로 소리를 보낸다. 아니 지른다. 그리고서 자리에서 일어나 치마자락에 뭍은 이슬들을 털어내고 산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저택의 뒷산은 크지도 않고 적당한 크기의 아담한 사이즈다. 조금만 올라가면 저 멀리까지 훤히 잘 보이고 다들 낭떠러지라고 부르는 언덕앞에 앉아 있으면 불어오는 바람이 참 시원하다. 난 다섯남매의 넷째인데도 어머니를 한번도 본적이 없다. 동생은 있는데. 그래서 난 어릴때부터 외로움을 많이 탔다. 그만큼 외로움을 떨쳐내려고 노력을 해봤지만 어릴때 형성되었던 인격은 잘 변하지 않는 듯 특유의 분위기로 인해서 난 혼자있는 일이 잦았다. 그래서 그만큼 혼자만의 시간을 지내는 법에 익숙해져있었다. 누구보다도.

 

 아침의 저택은 중앙현관을 통해서 들어가면 어질어질할 정도로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인다. 물론 나는 이 저택의 주인의 딸이기에 저 사람들처럼 바쁜 것은 아니지만서도 왠지 보고있으면 나도 모르게 몸이 움직이면서 "뭔가 도울일이 없을까요?"하고 물어볼 것만 같은 기분. 주위의 부산한 분위기를 애써 외면한 체 난 중앙 계단을 올라가서 2층 오른쪽 두번째에 있는 내 방에 향했다.

 내 방은 내 또래의 여느 소녀들과는 다르게 10층짜리 양방향 책장이 10개나 있고 거기엔 책이 빼곡이 꽂혀있다. 그리고 책장의 협곡 옆에는 자그마한 침대와 그 앞엔 하얀색의 화장대가 있다. 난 별로 외모를 가꾸는 건 그리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대신 꽃을 좋아해서 화장대에는 항상 뒷산에서 따온 꽃이 있다. 꽃이란 사계절동안 계속 여러가지 꽃이 새로 피어나서 매일보는 사람 얼굴보다 훨씬 다채롭다는 생각이 든다.

 

 

 

 내 이름은 엘리윈드 폰 아르미아. 하지만 그냥 엘리윈드 아르미아라고 한다. 폰이란 건 귀족의 이름에 붙이는 명칭인데... 지금같은 초현대에 폰이란 명칭은 구시대의 잔재같은 것이다. 물론 우리집같은 으리으리한 저택앞에 서면 압도되는 인간은 그런 명칭에 대해 새삼스레 다시 생각하게 될지도 모르겠지만 말이지.

 이곳은 다른 곳과 다르게 봄이 가장 빨리 찾아오는 곳중 한 곳이다. 그래서 방학때 집에 잠시 돌아와있다가 다시 초봄이 되어서 학원에 돌아가면 여전히 봄의 향기를 느낄 수 있다. 일반적인 봄의 기간에 비해 1.5배는 길겠지.

 아침을 알리는 저 시끌벅적한 저택의 소리가 너무 싫어서 귀를 잠시 막았다가 난 결국 견딜수 없어서 침대에 들어가 이불로 머리를 덮어버렸다. 그리고 언제 그치나 하면서 기다리다가...

 결국 잠들었다.

 

 

 

 

 

 

"하악! 하악하악...학..."

 요즘 들어 악몽을 자주 꾼다. 아니 요즘들어 서라거나 악몽을 자주 꾼다거나 하는 건 거짓말이다. 난 원래 좋은 꿈을 한번도 꾸어본 적이 없다. 예전에도 꿈을 꾸었고 하나같이 악몽들 뿐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악몽을 꾸면 같은 꿈을 반복해서 꾸곤 한다는데 난 하나같이 다채로운 게.. 매번 소재가 바뀐다. 물론 악몽이라는 전제하에 말이다.

 저번에는 어떤 악마가 나와서 채찍질을 해대더니 이번엔 남자악마가 날 강간하는 꿈이다. 나 아직 청초한 열다섯 소녀인데 저런꿈꿔도 되는거야? 저건 아무리 생각해도 18세 이하 시청금지인데다가 저런 꿈 꾸면 나같은 성장기 소녀에게 안 좋다고...

"하지만 싫어싫어 한다고 안꾸게 되면 그게 악몽일리가 없지.."

 난 하암.. 하고 천연덕스럽게 하품을 늘어지게 한 다음에 배고픈 배를 어루만지면서 1층으로 내려갔다. 그때 때마침 아래에서 누군가가 올라오고 있었다. 난 그냥 '알아서 저쪽에서 비키겠지..'하고 그냥 내려갔는데.. 역시나일까? 정신없어 보이는 그 메이드는 내 복부를 정통으로 자신의 머리로 들이박고서 아프다고 자신의 머리를 만지고 있었다. 진짜 아픈게 누군데...

 

"아으.. 좀 조심 좀 하고 다녀요."

그런데 그 당돌한 아가씨는 나에게

"그쪽이야말로!"

라는 말로 거침없는 태클을 날렸다.

'얼레? 내가 누군지 모르나보네? 새로온 사람인가?'

 

난 무시당했다는 그런느낌보다는.. 날 모르는 사람이라는 점에 대해서 더 큰 반응을 했다. 그리고 한가지 떠오른 생각

'후훗..'

"아 미안해요. 앞으로는 조심할께요. 저 그런데 제가 식당에 일을 하러 가야되는데 식당으로 좀 안내를 해주시겠어요?"

"흥. 조심해요. 근데 복장이 그게 뭐예요? 여기는 당신집이 아니라고요."

'풉. 무슨말하는거야. 여기 우리집이거든?'

"아.. 그런데 아까 어느분이 지금 바쁘니깐 복장은 그대로 하고 일단 식당의 식탁에 음식을 얹어놓는 것을 도와주러가라고..."

"그래? 그럼 빨리 따라와. 나도 지금 바쁘니까."

 

 

 

 

'근데 왜 반말하는거지..? 뭐.. 저런것도 나쁘지는 않네..후훗.'

그녀는 나를 데리고 서쪽계단으로 가기 시작했다. 어라? 식당은 중앙계단 바로 아래 아니였어..?

"저.. 실례지만.."

"어?"

 

그녀는 발걸음을 빨리하면서 뒤돌아 보지도 않고 말했다.

"식당은.. 중앙계단 바로아래가 아닌가요?"

그녀는 그 말을 듣고 이렇게 말했다.

 

"넌 기본적인 것도 모르는구나..? 이 집에서 일하는 하인은 원래 저 중앙계단을 쓰지 못하게 되어 있어. 특별한 일을 빼면 말이지. 저 중앙계단은 주인님과 그분의 가족들밖에 지나다닐 수 없다고."

아아.. 그래서 맨날 중앙계단 근처엔 아무도 없었던거구나..

"자 빨리 가자. 너 원래 그렇게 걸음이 느리니?"

그녀는 목소리의 톤을 올려서서 나에게 불평을 말하면서 계단을 앞서 내려갔다.

'훗. 네가 좀 있다가 그런 말을 할 수 있나 보자.'

 

그리고 계단을 지나 곧 복도가 나왔고 나는 하인들에게 손짓을 했다. 가만있으라고.

마지막으로 식당.

 

 

눈앞에는 익숙한 모습의 중년남자가 서있었다. 그는 나를 보고 몸을 숙이더니 말했다.

"아가씨 식사준비가 거의 다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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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쓴다쓴다 하고맨날 미루는 아마입니다..;;

 앞으로는 자주 써야겠네요...[항상 하는 말..;]

 오히려 일을 다니면서.. 게임보다는 소설쓰는게 낫다! 라는 생각을 하게되었습니다..-_-;

 

 뭐..

그런거죠..;;

 너무 짧아서 죄송합니다..;;

 그럼 전 이만 출근해야되서...

 좋은하루 되세요.

 [A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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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굉장히 쓴지 오래된 글입니다.. 이어쓸지는 잘 모르겠는데.. 하여튼 그냥 예전이 이런걸 썻었다.. 라는 느낌으로 가볍게 눈길만 주세요. 뭐 넘어가주시면 저야 오히려 감사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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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별빛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