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

Recent Comment

Archive

2011.10.31 05:33 자작소설

 샤워를 끝내고 타올로 물기를 닦고 드라이기로 머리를 말리기 시작한다. TV에서는 마침 오늘의 운세의 순서가 되었다. 미신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은근히 기대하는 것이 사람 마음이라.. 좋으면 좋은 것이고 안 좋으면 부정하면 그만. 안 좋은게 나오면 무조건 부정할 거면서 왜 보냐며, 그러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건 모르는 말씀. 그저 그 두근거림이 좋은거야.

 그러고 보면 운세의 내용에 따른 결과는 '나 좋은대로'가 되어버리니 결론을 따지면 정말 의미가 없긴 하다. 뭐 그렇다해도 아무렴 어떨까. 그렇게 생각하며 매일매일을 즐기는 형편이다.

 

"에.. 오늘의 운세는.."

 

 예전에는 12지 운세만 보여줬는데 요즘엔 별자리 운세도 같이 보여주더라. 혈액형은 운세보단 성격쪽 문제이니 별 관계없고..

 

 여성아나운서 한명이 나와 화면에 나오는 12지 운세를 하나하나씩 말해준다.

 

"어..라?"

 

 오늘의 12지 운세는 '행운의 방향은 서쪽. 행운의 색은 녹색. 좋은 만남이 있을지도 모른다.' 헤에.. 오늘은 억지로 포지티브로 몰고 갈 필요는 없겠네. 무슨 좋은 만남일까. 남자? 헤헤.

 

이어 별자리 운세가 나오기시작했다.

 

"보자보자.."

 

 별자리 운세는 '성급함은 화를 부른다. 하지만 실패해도 적극적으로 임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한다.

 

 "음.. 노력이라..."

 

 나와는 꽤나 거리가 먼 것처럼 느껴지는 단어다. 특히 요즘은 혼자 살다보니 점점 인공위성이 중력가속도를 이용해 플라이바이[Flyby]를 하는 듯한 기세다. 기왕이면 스윙바이[Swingby]까지 해서 의욕이 생겨나는 방향으로 전환을 하면 좋겠지만 그것까지는 아무래도 무리인가보다. 결함품인가.

 사람이란 존재는 뭔가를 하면 그것에 대해 더 관심이 생겨야 정상인데, 요즘의 나는 정 반대다. 무언가를 하면 그것과 더 멀어지는 느낌이다. 잘 되지도 않고 말이지. 아, 다행히 요즘 요리는 점점 숙달되더라. 요리만. 요즘엔 식당이나 편의점 신세를 많이 지는 편이지만, 그래도 역시 식사는 내 손으로 준비해서 먹는게 제일이다. 자기 입맛은 자기가 제일 잘 안다는 말이 있듯이.

 

 옷을 입고 나갈 준비를 한다. 중,고등학생 시절에는 안 그랬는데, 역시 성인이 되니 나도 옷에 신경을 쓰게 되었다. 학생시절에는 '유부녀들이 홈쇼핑에 빠져있는 이유'에 대해 전혀 알지도 못했고 이해를 하지도 못했다. 내가 관심이 없으니 그랬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지금은 유부녀는 아니지만 성인이 되니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학생 시절에는 집이나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기에 그만큼 교복이 아니면 집에서 입는 편한 옷들만 떠올렸었다. 하지만 지금 나에게는 '교복'이 없기에 그만큼 다른 옷을 입는 시간들이 늘어난 것이다. 학교에서는 '교복을 입어라'고 말하지만 사회생활에서는 제복이 가지는 의미가 교복만큼의 강제성이나 소속성을 가지지는 않는다. 그런 부분을 생각해보면 정말 내가 '사회라는 곳에 나와있구나'하는 생각을 새삼하게 된다.

 

 오늘은 날씨가 어제보다 더 쌀쌀해진 것 같다. 이제 완연한 가을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다. 그래도 어제까지는 스커트를 입을 만 했는데 오늘은 많이 무리라는 생각이 든다. 난 다른 여자들처럼 추위까지 불사하면서 스커트를 입는 근성은 없다. 내 입장에서 보면 그건 그저 고집일 뿐이다. 어차피 치마를 입든 바지를 입든 비슷하지 않나? 더군다나 난 '이성에 대한 어필'에는 관심이 거의 없는 사람이다. 매일마다 죽어라 섹시어필을 하지않으면 안 될 정도로 초조한 것도 아니고.

 

 그런 마음가짐으로 니트티와 청바지를 입고 위에는 가디건을 걸친다. 슬슬 내려가서 식사를 할 시간이 됐으니 나가봐야겠지. 책상위의 탁상시계는 7시 5분을 가리키고 있다.

 

 

 

 

"안녕하세요."

 

 유리문을 밀어 열면서 인사를 건낸다. 여기는 식당이다.

 이 건물은 총 4층으로 되어있다. 1층은 식당, 2~4층은 여관이다. 이 식당은 정말 평범한 식당이다. 딱히 표현할 말이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평범 그 자체. 삼겹살을 파는 것도 아니고 감자탕을 파는 것도 아니며, 그렇다고 기사식당도 아니다. 식당 아주머니에게는 죄송하지만 정말 평범.

 그래도 아주머니가 만들어주시는 것들은 집에서 먹는 밥 같다. 식당가서 식사를 해보면 '이건 식당식사'라는 생각이 어느정도 들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 식당은 그런것이 없다. 정말 집에서 먹는 밥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머니가 해주시는.. 그래서 아주머니는 가끔 친엄마나 친할머니처럼 느껴지곤 한다. 별로 장사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정도.

 

"아. 왔어요?"

 

 식사를 준비하던 아주머니가 내 인사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려 맞이해주신다. 사실 이 아침에 식사를 하러 오는 사람은 나 뿐이다. 이전에는 8시쯤에 식사를 하러 왔던 적도 있는데, 그때도 손님은 없었다. 그래서 이른 아침부터 달랑 1인분 식사를 준비하시는 것에 대해 죄송스런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데 어느날 그런 마음을 이야기 하니 오히려 날 다독여주시더라.

 

 

 

 

'헤에.. 그랬어요?'

'네.. 저 하나때문에 이른 아침부터 수고스럽게 해드리는 게 아닌가 싶어서..'

 

아주머니는 오히려 조금 놀라워 하시더니

 

'흐응.. 그랬구나.'

'왜..요?'

'아니. 요즘 젊은 사람들은 아가씨처럼 마음 쓰는 사람이 잘 없는 것 같아서.'

'그래요..?'

 

아주머니는 내 손을 쓰다듬으면서

 

'아가씨 보면 그냥 내 아이같아서 기분이 좋아.'

 

라고 말을 하셨다. 난 물었다.

 

'따님이나 아드님 있으세요?'

 

아주머니는 아무 말씀 없이 그저 웃으셨다.

 

 

 

 가끔씩 나는 아주머니가 식사를 준비하시는 모습을 바라볼때 그때를 떠올리곤 한다. 내가 그런 생각을 하는 중에도 아주머니는 식사준비에 한창이셨다. 가끔 '아침식사라서 가볍게 하면 되는데..'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로 이것저것 꼼꼼하게 차리시는 것을 보면, 왠지 나를 상대로 장사를 하기보다는 정말 자식처럼 느껴져서 잘 차려주시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잠깐 스마트폰으로 신문 어플을 들여다보던 사이에 식사준비가 다 되었다. 오늘 아침은 두부된장찌개에 멸치볶음, 고등어구이,배추김치, 어묵볶음, 숙주나물무침, 식혜 등이다. 아.. 상다리 휘어질 꺼 같아. 아침이니까 적당히 차려주셔도 되는데..

 

"적당히 차려주셔도 되는데.."

 

미안함이 묻어나는 내 표정을 보면서 아주머니는 웃으시면서 말씀하셨다.

 

"한창인 나이니까 잘 먹어야지. 아침이 든든해야 하루가 편한거예요."

 

 내가 무슨 말을 한들 아주머니에게 이길 수 있는 것도 아니니 그저 먹을 수 밖에. 작년 가을즈음 미안함에 드리기로 약속 되어있던 금액보다 더 드렸더니 아주머니는 정해진 금액 이상은 받을 수 없다면서 고집을 피우셨다. 그래서 결국엔 포기를 했는데 그 이후 아무래도 미안한 마음이 지워지질 않아 그 돈으로 장갑을 하나 사서 드렸다. 안 그래도 슬슬 날씨가 싸늘해지니 장갑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일단 거기까지는 좋았는데.. 장갑을 드리고 나서 한달쯤이 지났을까. 어느날 나에게 종이가방을 하나 건내주셨다. 그래서 그 가방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 보았더니, 놀랍게도 털스웨터가 들어있었다. 감사하다고 말하며 털 스웨터를 꺼내서 한번 입어보려했는데 털 스웨터에는 상품표가 붙어있지 않았다. 아주머니께서 직접 손으로 짜 주신 것이다.

 

 그걸 알고 나서 나는 또 그것에 대한 보답을 하고 아주머니는 아주머니 나름대로 보답을 해주시고.. 결국 끝이 없는 순환이다. 참고로 아직도 진행중.

 

 식사를 하는 나를 잠시 지켜보시던 아주머니는 식당 안쪽방으로 들어가시며 나에게 말을 하셨다.

 

"출근 길 조심하고 잘 다녀와요."

 

 나는 알았다고 이야기를 하고 아주머니는 안으로 마저 걸음을 옮기셨다. 항상 내 식사를 차려주신 후에는 안에 들어가서 주무신다. 나에게 '나이 먹으면 잠이 줄어요'라고 이야기 하시며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에 미안해 할 필요는 없다고 하시기도 했지만, 역시 피곤하긴 하신가보다. 나는 여느때처럼 식사를 마치고 직접 그릇들을 치우고 상을 행주로 닦는다.

 그리고 안에 잠시 발을 옮겨 주무시는 아주머니의 얼굴을 한번 보고 식당 밖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

 

외출하는데 한세월이네요.[오오미...]

 

금, 토요일에 좀 쓰려했는데 제가 집에서 피곤함에 계속 자다보니 제대로 쓰지를 못했습니다.

 

아마도 1-1은 3이 마지막이 될 것 같고요. 본 이야기는 아마도 1-3정도에서 시작하지 않을까 싶은데.. 잘 모르겠네요.

이거 뭐 Plot을 짜 놓고 쓰고있는 것이 아니라 제가 지금 적당히 쓰고 있어서..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수정할 부분이나 지적할 부분이 있으면 이야기 해주세요.

'자작소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제 1-1[2]  (1) 2011.10.31
무제 1-1  (1) 2011.10.27
1인칭과 2인칭과 3인칭[1]  (0) 2010.03.19
Last - 검의 기억  (0) 2010.02.23
Chapter 1. 거울과 거울사이[1]  (1) 2010.02.23
프롤로그  (0) 2010.02.23
어느 누군가의 시작  (0) 2010.02.22
슬슬 마음을 다 잡고 연재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0) 2009.12.20
posted by 별빛사랑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수정할 부분이라던가 그런부분은 모르겠네요 근데 한가지 확실한건 다음 부분이 기대가 된다는거!!!!

    얼른 주세요 얼른 주세요!!! ^^;;

    죄송합니다 인사드릴께요

    안녕하세요 오늘 첨 그냥 검색하다보니 들어오게된...그러다가 카테고리 여기저기 보다가..뭘 검색했는지조차 잊어버리고...

    근데 글을 안쓰신지 오래됐는데 이렇게 ...코멘트 남깁니다... 혹시나 올리진 않았지만 써두신게 있다면 들릴테니...ㅠㅠ

prev 1 2 3 4 5 6 7 ··· 11 next